- 최근 수업의 일환으로 책을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수업의 일환이긴 하지만 왠지 뿌듯합니다.
장편이고 해서 쉽게쉽게 읽고있군요...
- 일요일인데 접때 사놓은 모종의 dvd를 보겠다고 틀었는데 드라이버가 인식을 못합니다. 지난번에는 cd를 인식못해서 as받아서 바꿔온건데 란감하군요... 시험기간이니 공부나 하라는 뜻인가 봅니다.
핑퐁 박민규 창비 2006
끝으로
그래서 당신에게 미안하다.
나도
잔존해선 안될 생물이었다.
이 삶을 생존이라 착각한채
그간 당신에게 큰 해를 끼쳐왔다.
미안하고 미안하다.
모쪼록 탁구를 치며
그 죄를 갚아나가겠다.
실버스프링의 핑퐁맨처럼.
책의 어떤 다른 구절보다도 저 마지막 작가의 말이 더 인상깊었습니다.
박민규의 책은 인간이 아니라 '인류'라고 말합니다. 같은 의미에서 지구별은 수 많은 행성중의 하나이지요. 최근에 프로필 사진을 보니 전부터 좀 괴상했던 안경이 더욱 아스트랄한 방식으로 바뀌었더군요. 연출인지 어쨌는지는 모르지만. 점점 외계인 같아지고 있어요.
주인공은 중학생 두 명. 따를 당하고 삥을 뜯기는 사회 계층입니다. 작가는 예전부터 좀 소외계층(?)에 따뜻하긴 했는데 그것은 연말연시의 온정이나 동정정도 수준이 아니었죠. 언제나 세계가 움직여서 그들을 들여다 보는 방식이었습니다. 그 부분에서 현실과 공상의 경계가 허물어 졌죠.
핑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좋다고도 나쁘다고도 말할 수 없이 거대하게, 세계가 재편성 되었습니다.
고등학생 정도로 부패한다면
지금과 같은 생각은 못할 것 같아. 내 생각도 그래.
아이쿠. 대학생정도로 부패해서 죄송합니다.
책 내내 핑퐁 글자에서 '퐁' 자가 미묘하게 올라간 것 같았습니다. 의도적인 편집이었을까요? 그렇다면 참 고생이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책 띠지는 참 깨더군요. 본문과 무슨 상관이 있었는지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다지 작렬하는 스매시는 아니었다고 생각됩니다. 작가가 원래 좀 상쾌하긴 한데... 이번글은 스매시라고 하긴 좀 미묘한 감이 있었습니다. 재미있었어요. 원래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하고.
빛의 제국 김영하 문학동네 2006
이것도 띠지였나, 홍보였나가 참 깼던 작품이었습니다.
이 소설이 쉽게읽히면 당신은 잘못 읽는 것이다! 라는 홍보멘트가 저를 의아스럽게 했고
하룻동안 일생을 다시 산 남자 이야기! 라는 띠지의 멘트가 저를 다시 갸웃하게 만들었습니다.
장편이라 쉽게 읽히는 편이었고, 저 멘트는 본문의 내용과는 좀... 괴리가...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남파된 간첩이 20년인가 30년이 지나 지금에 와서 갑자기 소환명령을 받고 하루동안 당황하는 이야기 입니다.
"이 세계에 있을 시간이 하루밖에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자 그의 눈 앞에서 펼쳐지는 모든 장면들, 하나의 상투성에 불과했던 이미지들이 살아서 꿈틀대기 시작했다. 그는 바싹 마른 재생지가 되어 세상이라는 만년필이 자신에게 휘갈기는 모든 것을 탐욕스럽게 빨아들였다. 창작열이 불타는 얼치기 시인처럼, 엉겁결에 첫 키스를 하게된 소년처럼, 그를 둘러싼 모든 것이 시적인 것으로 몸을 바꿨다." (p. 96-97)
어느부분이 근대사 이야기였을까요? 쉽게 읽어서 순식간에 까먹은 모양입니다. 그렇게 남한과 북한은 달라졌습니다. 달라지고서도 한동안 대학가에서는 유행처럼 마르크스와 혁명과 김일성을 불렀고 지금에 와서 그때 그사람들은 그냥 가족을 먹여살리는 가장이 되고 평범한 아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에 같이 부르려고 파견되었다가 끈이 떨어져 그사람들과 전혀 다름없게 된 간첩이야기입니다.
남한에서는 어떤 이념도 사라졌고 그저 개인의 취향과 물질이 남아있습니다. 주인공도 영화를 수입해다 파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현란한 네온사인의 제국, 그런 남한을 이야기 하는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아직도 우리에게는 북한이 있으니까요. 놀라운 일입니다.
작가의 다른 단편집이랑 같이 읽어서 좀 80년대 부분이 헷갈립니다. 이상하게 호출에는 80년대 이야기가 몇 번 나왔어요. 작가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이제는 '옛날 일'이구나 하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의미에서 이소설도 2006년의 소설입니다. 현실에 충실하게도.
백수생활백서 박주영 민음사 2006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백수라고 해서 엄마한테 구박받으면서 라면이나 끓여먹고 밤늦도록 게임하는 사람을 생각했는데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주인공은 스물여덟먹은 여자이고 매일 매일 매일 매일 책을 읽으면서 보냅니다. 만나는 남자는 있지만 그닥 열렬히 연애하는 것은 아니고, 아르바이트는 가끔하지만 책 살돈이 떨어졌을 때 뿐입니다.
저런 백수라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저도 저렇게 될까 두려웠습니다. 우리시대의 청춘중에는 분명 찔리는 사람이 있겠지요. 누군가 이소설은 담담하게 쓰고 있다라고 쓴걸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심드렁하게, 혹은 심심하게가 더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달관한 거에요... 그런 종류의 달관입니다. 그리고 그런종류의 달관 이상으로 달관할 일이 없는 현실입니다. 우리의 현실은.
인상깊었던 구절은 친구 유희의 대해서 '내가 직접 확인해 본적은 없지만 유희의 아이큐가 자신의 키와 같다는 소문이 있었다.' 라고 설명하는 구절이었습니다. 키랑 같은 아이큐라니 대단해!
하고 싶은 것도 할 줄 아는 것도 해야할 것도 없는 청춘. 그냥 하루 하루 하루 하루 하루를 조금씩 살아가는 청춘입니다. 빡빡하게 살아가는 이들을 이해할 수 없을때가 있고 그래서 그렇게 비싼옷에도 취미없고 잘난 남친에도 취미없이 책만 읽으며 살아가는 이야기 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느림의 미학 따위를 찬양한 책은 아닙니다. 책읽는 이야기에요. 책속에는 다른책에서 나온 인용구들이 수두룩하게 등장합니다. 자꾸 화자랑 작가를 착각해서 좀 그런데 작가는 저 책들을 다 읽고 또 읽었겠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읽었다, 읽었다 라고만 지나가면 안 되니까요. 약간 1차 텍스트와 2차텍스트의 경계에 있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그런지 묘사나 서술이 좀 평이한 구석이 있습니다. 독후감을 쓸 때 '뭐라 말로 할 수 없는 느낌이 들었다' 를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상황에서 왜 흔히 쓰이는 수사 있잖아요. 종종 그런것이 나옵니다. 그것은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꿰뚫어보지 못하는 데서 혹은 그렇더라도 별로 표현하고자 노력하지 않는 데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뭐라 말로 할 수 없는 느낌이라도 밝혀서 적어야 제대로 된 독후감이잖아요? 뭐 이건 별로 치명적인 단점은 아닙니다.
장편이고 해서 쉽게쉽게 읽고있군요...
- 일요일인데 접때 사놓은 모종의 dvd를 보겠다고 틀었는데 드라이버가 인식을 못합니다. 지난번에는 cd를 인식못해서 as받아서 바꿔온건데 란감하군요... 시험기간이니 공부나 하라는 뜻인가 봅니다.
핑퐁 박민규 창비 2006
끝으로그래서 당신에게 미안하다.
나도
잔존해선 안될 생물이었다.
이 삶을 생존이라 착각한채
그간 당신에게 큰 해를 끼쳐왔다.
미안하고 미안하다.
모쪼록 탁구를 치며
그 죄를 갚아나가겠다.
실버스프링의 핑퐁맨처럼.
책의 어떤 다른 구절보다도 저 마지막 작가의 말이 더 인상깊었습니다.
박민규의 책은 인간이 아니라 '인류'라고 말합니다. 같은 의미에서 지구별은 수 많은 행성중의 하나이지요. 최근에 프로필 사진을 보니 전부터 좀 괴상했던 안경이 더욱 아스트랄한 방식으로 바뀌었더군요. 연출인지 어쨌는지는 모르지만. 점점 외계인 같아지고 있어요.
주인공은 중학생 두 명. 따를 당하고 삥을 뜯기는 사회 계층입니다. 작가는 예전부터 좀 소외계층(?)에 따뜻하긴 했는데 그것은 연말연시의 온정이나 동정정도 수준이 아니었죠. 언제나 세계가 움직여서 그들을 들여다 보는 방식이었습니다. 그 부분에서 현실과 공상의 경계가 허물어 졌죠.
핑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좋다고도 나쁘다고도 말할 수 없이 거대하게, 세계가 재편성 되었습니다.
고등학생 정도로 부패한다면
지금과 같은 생각은 못할 것 같아. 내 생각도 그래.
아이쿠. 대학생정도로 부패해서 죄송합니다.
책 내내 핑퐁 글자에서 '퐁' 자가 미묘하게 올라간 것 같았습니다. 의도적인 편집이었을까요? 그렇다면 참 고생이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책 띠지는 참 깨더군요. 본문과 무슨 상관이 있었는지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다지 작렬하는 스매시는 아니었다고 생각됩니다. 작가가 원래 좀 상쾌하긴 한데... 이번글은 스매시라고 하긴 좀 미묘한 감이 있었습니다. 재미있었어요. 원래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하고.
빛의 제국 김영하 문학동네 2006이것도 띠지였나, 홍보였나가 참 깼던 작품이었습니다.
이 소설이 쉽게읽히면 당신은 잘못 읽는 것이다! 라는 홍보멘트가 저를 의아스럽게 했고
하룻동안 일생을 다시 산 남자 이야기! 라는 띠지의 멘트가 저를 다시 갸웃하게 만들었습니다.
장편이라 쉽게 읽히는 편이었고, 저 멘트는 본문의 내용과는 좀... 괴리가...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남파된 간첩이 20년인가 30년이 지나 지금에 와서 갑자기 소환명령을 받고 하루동안 당황하는 이야기 입니다.
"이 세계에 있을 시간이 하루밖에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자 그의 눈 앞에서 펼쳐지는 모든 장면들, 하나의 상투성에 불과했던 이미지들이 살아서 꿈틀대기 시작했다. 그는 바싹 마른 재생지가 되어 세상이라는 만년필이 자신에게 휘갈기는 모든 것을 탐욕스럽게 빨아들였다. 창작열이 불타는 얼치기 시인처럼, 엉겁결에 첫 키스를 하게된 소년처럼, 그를 둘러싼 모든 것이 시적인 것으로 몸을 바꿨다." (p. 96-97)
어느부분이 근대사 이야기였을까요? 쉽게 읽어서 순식간에 까먹은 모양입니다. 그렇게 남한과 북한은 달라졌습니다. 달라지고서도 한동안 대학가에서는 유행처럼 마르크스와 혁명과 김일성을 불렀고 지금에 와서 그때 그사람들은 그냥 가족을 먹여살리는 가장이 되고 평범한 아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에 같이 부르려고 파견되었다가 끈이 떨어져 그사람들과 전혀 다름없게 된 간첩이야기입니다.
남한에서는 어떤 이념도 사라졌고 그저 개인의 취향과 물질이 남아있습니다. 주인공도 영화를 수입해다 파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현란한 네온사인의 제국, 그런 남한을 이야기 하는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아직도 우리에게는 북한이 있으니까요. 놀라운 일입니다.
작가의 다른 단편집이랑 같이 읽어서 좀 80년대 부분이 헷갈립니다. 이상하게 호출에는 80년대 이야기가 몇 번 나왔어요. 작가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이제는 '옛날 일'이구나 하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의미에서 이소설도 2006년의 소설입니다. 현실에 충실하게도.
백수생활백서 박주영 민음사 2006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백수라고 해서 엄마한테 구박받으면서 라면이나 끓여먹고 밤늦도록 게임하는 사람을 생각했는데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주인공은 스물여덟먹은 여자이고 매일 매일 매일 매일 책을 읽으면서 보냅니다. 만나는 남자는 있지만 그닥 열렬히 연애하는 것은 아니고, 아르바이트는 가끔하지만 책 살돈이 떨어졌을 때 뿐입니다.
저런 백수라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저도 저렇게 될까 두려웠습니다. 우리시대의 청춘중에는 분명 찔리는 사람이 있겠지요. 누군가 이소설은 담담하게 쓰고 있다라고 쓴걸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심드렁하게, 혹은 심심하게가 더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달관한 거에요... 그런 종류의 달관입니다. 그리고 그런종류의 달관 이상으로 달관할 일이 없는 현실입니다. 우리의 현실은.
인상깊었던 구절은 친구 유희의 대해서 '내가 직접 확인해 본적은 없지만 유희의 아이큐가 자신의 키와 같다는 소문이 있었다.' 라고 설명하는 구절이었습니다. 키랑 같은 아이큐라니 대단해!
하고 싶은 것도 할 줄 아는 것도 해야할 것도 없는 청춘. 그냥 하루 하루 하루 하루 하루를 조금씩 살아가는 청춘입니다. 빡빡하게 살아가는 이들을 이해할 수 없을때가 있고 그래서 그렇게 비싼옷에도 취미없고 잘난 남친에도 취미없이 책만 읽으며 살아가는 이야기 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느림의 미학 따위를 찬양한 책은 아닙니다. 책읽는 이야기에요. 책속에는 다른책에서 나온 인용구들이 수두룩하게 등장합니다. 자꾸 화자랑 작가를 착각해서 좀 그런데 작가는 저 책들을 다 읽고 또 읽었겠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읽었다, 읽었다 라고만 지나가면 안 되니까요. 약간 1차 텍스트와 2차텍스트의 경계에 있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그런지 묘사나 서술이 좀 평이한 구석이 있습니다. 독후감을 쓸 때 '뭐라 말로 할 수 없는 느낌이 들었다' 를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상황에서 왜 흔히 쓰이는 수사 있잖아요. 종종 그런것이 나옵니다. 그것은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꿰뚫어보지 못하는 데서 혹은 그렇더라도 별로 표현하고자 노력하지 않는 데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뭐라 말로 할 수 없는 느낌이라도 밝혀서 적어야 제대로 된 독후감이잖아요? 뭐 이건 별로 치명적인 단점은 아닙니다.
Trackback Address? http://windwood.pe.kr/ntt/trackback/3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