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드라 10주년 기념 양장과 같이 나온 외전 단편
그림자 자국의 삭제분이 알라딘에서 공개되었습니다. 뭔고 해서 가서 봤더니 이건 책이 있어서 대조해서 읽어야 될 것 같은 글이로군요. (보실분은 이쪽으로) 원고에서 삭제돼서 책이 나오기도 하는 구나.
지금 책이 수중에 없어서 좀 그런데
그림자 자국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이루릴이 프로타이스에게
그 계획은 내가 위험하기 때문에 안되겠다. 라고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난 러브라인이라도 생기는 줄 알았음.
그리고 본 사람들이 전부 운차이 오오 운차이 오오 라거나 네리아가 땡잡았다 등의 말씀을 하셨는데
저는 다 보고 나서도 왜그런지 한참을 모르다가 깨달았습니다.
그 발탄이 그 발탄인가!!!
제 청춘의 한 페이지는 분명 드래곤 라자로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내 마법의 가을은 언제일까, 온걸까, 지나갔을까, 올까. 요즘도 생각하곤 합니다. 혹은 음악실에서 책상밑으로 라자를 읽던 때가, 저의 마법의 가을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작품의 번외편을 읽는 다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또한 작가와 동시대를 향유하고 있는 저희 세대만이 누릴 수 있는 사소한 기쁨이기도 합니다. 작품속의 세계도, 저만큼이나 (저보다도 더 많이) 시간이 지나있었고 그런 세계를, 그렇지만 같은 신화를 공유하는 소설속의 사람들을 보면서 이건은 정말로 번외편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단 한 명(과 한 마리라고 해야할까요?)만이 나와 함께 여행했던 시대의 인물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 그 인물과 함게 때로는 다른 인물들의 흔적을 쫓으면서 전설에 레전드가 된 평범한 사람들의 흔적을 추억한다는 것은....
제가 나이를 먹었다는 얘기네요. 음.
드래곤 라자에서 거의 하나의 온전한 세계관을 그려낼 수 있었기에 뒤에 오는 퓨쳐워커나 그림자자국은 손쉽게 자기의 이야기를 합니다. 세계관이 온전하고 확고하다면 다소간의 불친절은 매력으로 다가오는 법입니다. 예를 들어 본문에는 '프로타이스하게도' '프로타이스적인' 이라는 언급이 여러차례 나온 후에야 이 반동의 드래곤이 일반명사처럼 쓰인다는 사실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네. 여전하네요. 그리고 저는 즐겁습니다.
보통 판타지 소설은 세계관을 세우고 등장인물을 그려내고 그리고 나서야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그냥 주인공 초코파이는 273버스를 탔다. 고 설명할 수 있는 그냥 소설과는 다르지요.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설의 자기 이야기 이겠지만 때때로 많은 판타지 소설들이 앞의 두가지에서 넘어집니다. 혹은 이 앞의 두가지가 판타지 소설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듯한 작품들도 종종 보입니다. (라고 판타지 소설이라고는 타자의 글밖에 못읽어본 찌질이가 말합니다) 수식이나 인지도에서는 이 바닥에서 그래도 독보적이라고 할 만한 타자의 글은 조금 다른데 앞의 두가지가 서사에 복종하고 있다는 인상을 줍니다. 등장 인물의 도구화는 여러차례 거론되어 온 이야기 겠구요 읽다보면 세계관도 결국에는 결말로 달려가는 서술에 봉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서 영원의 숲이 존재하는 이유는- 네 제가 단수가 아니라는 사실 때문이지요. 저로서는 이런 느낌을 더 좋아합니다. 왜 나오는지 모르겠는 신이니 마법 설정이니 하는것만 난무하는 것 보다는 낫지요.
그런 타자의 단품인데 처음 읽고 든 생각만을 말해보자면
안돼 더 이상 이 작가에게 뭘 더 쓰라고 했다간 세계가 남아나질 않겠어
였습니다. 모래성을 열심히 쌓고 나서는 부숴버리는 느낌이라고 하면 너무 실례가 되려나요. 친숙한 주인공들이 전설에 레전드가 된 것을 보는 것은 소소한 즐거움이었지만 그로 인해서 바이서스가 치른 대가는 너무 크군요.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다... 그런 종류의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정말로 지구멸망 끗 이런데 까지 가게 될까봐 두려웠습니다.
그림자 자국은 여전히 라자 세계관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존재의 삭제, 종족간의 이해와 몰이해, 그리고 결적으로 인간의 무자비함. 그런것들을 여전히 그림자 자국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시간이 조금 많이 흘러있을뿐. 인간은 여전하였습니다. 종족 밖에서 보면 한없이 비이성적인 짓을 자행하지만 종족 내부에서는 도저히 벗어 날 수 없는 '인간'이라는 시각의 한계.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가 있는 세계.
병들어 죽거나 비참하게 살아가는 그저그런 어른이 될 그런 미래로 나아가게 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이라는 것이 퓨쳐워커 였다면 그림자 자국에서는 그런 미래를 지켜주려는 인물이 하나 나옵니다. 의외로 이분은 퓨쳐워커 미의 계보를 잇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네요. 정말 간단한 논리입니다. 야 트로이에서 아킬레스 죽는대! 하는 말을 보고서도 과연 트로이를 계속 볼 재미를 가질 용자가 나올까요?! (아악! ㅅㅂ 스포당햇어!! 죄송합니다 전 되도록 온건한 스포를 고르려고 노력햇습니다. 이를테면 브루스 윌리스가 유령이래, 라든가 절름발이가 범인이래 같은거요) 아마도 그럴 것이라는 것을 보고서도 계속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마도 그럴 것 이라는 그 이후가 보이는데도 발걸음을 뗄 수 있는 사람이란 흔치않을 것 같습니다. 태어나서, 살다가, 죽는대 라는 단순한 명제 말고요. 소크라테스가 죽는것은 괜찮아요. 사실이니까. 근데 죽는 것이 나라면 그때부터 문제가 되는 거잖아요
좀 내용이 혼란스럽고 시점이 자꾸 바뀌어서 안내하는 그림이 책에는 삽입되어 있습니다. 드래곤, 과 사람과 또 뭐였더라? 하여튼 이 세가지 종류의 그림이 모두 있는 장면도 있고 없는 장면도 있습니다. 이 그림을 참조하면서 읽으면 좀 더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네요. 아웅 나도 한번 더읽어야지. 사실은 한번 더 읽고 리뷰쓰려고 했는데 걍 심심해서 썼음..
그리고 카아아아아아아아알. 그러니까 초상화가 한장도 안 남아 있어서 상상화만 남아 있다 이거지. 이 외형묘사하기 싫어하는 타자같으니라고 그래도 나는 칼이 좋음. 저는 요즘 뒤늦게 애절칼에 발리고 있지 말입니다. 아니 책나온지 10년만에 이게뭐하는 짓?
제리: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난 당신이 마법소녀 변신물을 썼거나 레드북을 썼다고 해도 이해했을텐데ㅎㅎㅎㅎㅎ
나이드: 나이드 사랑해ㅠㅠㅠㅠㅠ사랑한다능 당신은 당신이 거부하는 호칭을 받게될 비운의 마법사 ㅋㅋㅋㅋㅋ 그럴 자격이 있다고 우리모두는 생각합니다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