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다 10리 길이나 더 걸은 셈이다. 脚力費於人十里也.
이번학기에 들은 수업중에 심모 선생님의 한문학 통론중에 나오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 챕터의 제목은
남보다 더 걸은 십 리길은 남보다 더 발견한 인생의 가치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 말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평소에 신조란에 '자기의 신조를 남에게 내세워 자랑하는 것은 어리석은 자들이나 하는 망발이다.'라고 적어 넣은 얀 웬리 장군의 처사를 흠모하여 좌우명이나 경구따위를 별로 좋아하진 않았지만 남보다 돌아간 10리 길은 남보다 더 본 10리 길. 이 말은 좀 좋아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78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께를 절반이상 500여 페이지 진도를 나가신 것도 존경스럽지만 더욱 존경스러운 점은 중간고사때는 출장을 가시며 레포트를 써서내라 명하시고 (분량, 기한 같은 소소로운 사항은 따로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왜냐면 대인배시니까여) 기말고사가 닥쳐오자 2주전쯤에 "자 오늘 나가는 것 부터 기말시험 범위다."라고 선언하여 학생들을 일종의 공황상태에 빠지게 하셨다는 점이지요. 물론 이분은 대인배시기 때문에 출석따윈 부르지 않습니다. 내생각엔 첫시간도 안 부른것 같다. 그리고.. 한학기 내내 안 부른것 같다..? 하루는 출석부를 들고와서 몹시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교수가 "권력을 부릴 수 있는게 이거 하나지. 점수. 오늘은 시켜봐야지." 하면서 희희낙락 하셨지만 역시 그날도 출석은 안불렀던듯. (그리고 시켜본 점수는 무효화됨. 왜냐구여? 대인배시니깐여...자비심...)

정말로 존경스러운 점은 그래도 학생들이 거의 수업에 들어온다는 점이겠지요. 전 들어가서 거의 졸았습니다만 ㅠㅠㅠㅠㅠㅠㅠ 정말 오교시는 너무 잠이 와 ㅠㅠㅠㅠㅠㅠ아 부끄럽다ㅠㅠㅠㅠㅠ

수업을 듣는동안 역사상에 유명한 누구씨가 금강산에 놀러가서 물미끄럼틀을 신나게 타고 너무너무 재미가 좋아좋아 랄랄라 종놈, 스님 누구누구도 타라고 했네 따위의 글 등 인생에 보탬이 되는 많은 글을 만나고 선생님이 시험범위를 기억을 못하시길래 우겨서 시험범위를 줄여놨더니 그마저도 기억을 못하시고 시험범위 밖 문제를 내셔서 인생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즐거운 수업이었습니다. 시험답안에 그래서 모르는 지문이 나오는 바람에 '사람들이 모두 그럴싸하다고 여겼다.'따위의 해석을 적어 냈습니다. 난 몰라...

이 수업에 단하나 단점이 있었다면... 책값이 29800원. 비싼건 둘째치고 가격이 너무 자본주의적이라 눈에서 땀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걍 삼만원 하지....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박모선생님의 한국어사. 음 뭐랄까... 듣보잡 같은 용어를 정확한 용례로 구사하시는 선생님 밑에서 배우는 한국어사... 이미 선생님은 넷티즌 ㄱ-;;; 점점 개방적이 되어가는 저 자신을 느낍니다. 규범은 보수적일 수 밖에 없고 언중을 따라가게 돼 있다는 말에 저는 이미 세뇌되었다능... 어찌어찌 시험을 치고 뭐 수업을 들었습니다. 솔직히 진짜 초롱초롱한 눈으로 들었다 이건. 근데 뭐 딱히 중세국어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된건 아니고... 여튼 그랬는데 이 선생님이 한학기 수업을 마치고 그동안 즐거웠습니다. 메일을 보내주셨네? 우왕 감동. 거기 첨부파일이 딸려있는데


겨울 방학 추천 도서


읽는다!!! 반드시 다 읽는다!!!

여기에 그 목록을 공개하니 보람찬 겨울방학을 보내고 싶은신 분들은 참조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겨울방학 추천도서


이번학기는 유독 시험지를 매겨서 돌려주시는 분이 많았습니다... 라기보단 계셨습니다. 정도지만 저는 한번도 이런 대접을 받아본적이 없어서 황송할 따름이네요. 맹자 답안지에는 사람을 치고 지나가지 않는 마음을 미루어 정지선을 지키는 것을 仁이라한다 따위의 답을 적어 냈는데 예쁘게 봐주셔서 감읍했습니다. 어사 시험지는 낼 찾으러 가봐야겠습니다.ㄷㄷㄷ 아직 있으려나.



이거 번호 통합 우왕 굳이라고 읽은 사람 솔직하게 손들어라.

일단 저 손/
010으로 강제통합한다고 얘기를 들어서 안그래도 오락가락하는 폰때문에 걱정이던 저는 검색을 하다가 저런것을 발견했습니다. 010 점유율이 80%가 될때까지는 안한다고 하긴하는데 야이 정보통신부야 80%가 아니라 99.9%라도 누군가 011 016 018 019 쓰고 싶다면 쓰게 놔둬야 되는거 아니냐 십라... 안그래도 폰이 액정깨져서 비싼돈주고 바꿀 결심했건만...(제가 근데 해결 방법을 알아냈슈... 이게 본체랑 액정을 연결하는 케이블이 거의 끊어져서 이러는 것 같은데 움직이는 순간이 문제니까 액정을 안 열거나 안 닫으면 되나자? 걍 계속 연 채로 놔두면 되겠찌? ㅋㅋ 난좀 천재인듯.... .............후우...)

아, 원래 기사 제목은 번호 통합 우왕좌왕입니다. 우왕ㅋ 굳ㅋ
2008/01/06 23:32 2008/01/06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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