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내가 광고를 돈주고 보러 간단 말이야?
그렇다. 돈주고 보고 왔다.
- 대상을 수상한 광고들은 사실 조금 난해했다. Xbox의 게임 광고는 다큐멘터리처럼 제작되어서 모르고 갔다면 아마 이게 뭐야? 무슨 광고야? 하고 생각했을 듯하다. 계속 광고를 봐온 이들은 창의성에 점수를 줄 수도 있겠지만 너무 창의적이면 좀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시었음.
- 대단한 광고이기 위해서 대단한 물건을 팔 필요는 없다.
은근히 기분 좋았던 광고는 유니레버의 ‘아이는 아이다울 권리가 있습니다.’이다. 한 로봇이 있다. 한걸음씩 걸어서 집 밖으로 나가본다. 발에 흙이 묻었다. 어느 순간 발은 인간 아이의 발이되고 손으로 지렁이를 만졌다. 어느 순간 손이 아이의 손이 된다. 마침내 비를 맞고 진흙탕에서 뒹굴고 난 다음, 로봇은 아이가 되어 있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이 흙장난을 하다가 돌아오면 아이를 야단 칠 것이다. 안돼, 만지지마 더러워. 우리나라에서도 데톨과 같은 상품들은 손을 비누로만 씻는 것은 모자라다고, 세균까지 씻어내야 한다고 아우성이다. 그런 의미에서 걱정 없이 아이들이 흙장난을 하고 진흙탕에서 뒹굴 수 있어야하며, 그래야만 아이답다고 하는 유니레버의 광고는 역설적이다. 혹시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을 로봇처럼 취급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집에서 조용히 언제나 깨끗한 채로 있기만을 바라지는 않습니까? 그것이 정말로 아이를 위한 일일까요?
이런 역설적인 광고를 좋아한다. 휴대전화를 써야만 이득이 생기는 이동통신 업체가, 잠시 꺼두셔도 좋다거나 사람을 향한다는 말을 할 때 광고를 할 때 나는 안심한다. 광고가 나에게 뭔가를 사라고, 뭔가를 하라고 강요하지 않기 때문에, 나의 기존의 신념과 가치관을 존중해준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설령 편지를 보내지 않더라도, '편지를 보낼 수 있도록 문자메시지를 없애주세요'하는 광고를 돌아보는 것이다. 나는 아날로그의 인간인가...
물론 기업은 문자메시지 30원을 20원으로 낮추는 것조차 아까워 하지만...이걸 비난할생각은 없지만. 도덕적일 필요는 없지만 도덕적으로 보일 필요는 있다.
재미있는 광고로는, 태국의 전구광고, 네 형제의 옷을 물려 입으라는 세제광고 등이 있다. 인쇄광고, 옥외광고도 좋은 게 많았는데 홈플러스가 동상을 수상한 것이 인상적, 이 드레스의 가격을 남편이 알면 심장마비가 오겠지만 걱정마라, 검은색도 있다 광고가 인상적이었음(오 맙소사! 그래 난 검은색도 갖고싶어!!!)
현대의 광고는 사람들에게 ---해야한다고 은연중에 암시한다. 너는 이런 것을 사야 멋지고, 예쁘고 잘나가는 사람이라는 메시지들이 무차별적으로 뿌려진다. 이는 비판의 요소가 되기도 하지만 광고의 본질이다. 어떤 사람들은 여기에 불편함을 느끼고 어떤 사람들은 여기에 알게모르게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잘 만든 광고들은 이것을 뛰어 넘는다.